│특집│

도모토 코이치와 본, 끝나지 않는 꿈


드디어 올해, 1500회 공연을 맞이하는 무대 「Endless SHOCK」.

길고 과혹한 싸움이 시작되기 전에, 잠깐 휴식을 즐기게 해주고자 준비한 카페에서의 촬영. 

그런데, 본인 왈 "억지로 하는 느낌, 가득(웃음)".

역시 겉돌았나…라고 생각하면서도, 꾸미지 않은 그 말은

전에 없이 수다스러워서 "무대 이야기"는 지금까지와 달리 깊은 곳까지 다다를 것 같은 느낌도 있다….

어쨌든 그 눈으로, 귀로, 확인해 주세요!




도모토 코이치와 본, 끝나지 않는 꿈 ① Koichi Domoto


속마음을 간파당했다. 아니, 자연스러운 모습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공전했다, 라고 말해도 좋다. 어쨌든 해질 무렵의 카페에 개를 데리고 불쑥 들러 보았다── 등, 그에게는 비일상적인 모습을 준비한 것을, 역으로 약아빠졌다고 여겼다…. 그래도 취재는 계속해서 멈출 수 없다. 그의 언령(言霊)에 닿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으니까.


──촬영에 협력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런 기회가 없으면 불쑥 카페에 올 일도 없을 것 같은데요….

응. 전혀 안 오네요.


──코이치 씨가 인도어파라는 건 충분히 알고 있고, 이제와서 묻는 것도 그렇지만 어릴 적부터 집 안에 있는 걸 좋아하셨나요?

아니, 어릴 적부터고 뭐고…초등학교 때부터 일을 했으니까요. 응. 어, 반대로 물어 보고 싶은데, 인도어라든가 인도어가 아니라는 느낌이 있어?

음~. 예를 들면 집안에서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한다든가. 책을 읽는 걸 좋아한다는 느낌에 가깝지 않을까요.


──아, 그렇군요. 소년 시절은 차치하고, 평소에 사람들 앞에 나서는 일을 하는 것과 사적으로 인도어 지향은 이어져 있는 걸까…라는 의문은 있는데요. 그 근방을 이야기 해주시면 좋겠다 싶었어요.

음…아뇨. 단순히 나가는 게 귀찮다는 이유에요(웃음).


──개중에는 휴일에 카페 등 외출해서 기분을 리셋하자, 라는 분도 있는 모양인데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기분은 이해 못하시나요?

아니요, 딱히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집에서 혼자 커피를 타면 되지 않나 싶어요.


──그렇군요. 뭐라고 할까…자기만의 시간배분을 누구에게도 어지럽히고 싶지 않은 부분도 있나요?

음…딱히 그런 것도 특별히 의식하고 있지 않지만요.


──아니, 저기…왜 이런 질문을 하냐면요. 무엇이 코이치 씨를 "도모토 코이치"답게 하는 걸까, 그걸 파고드는 입구로서 "인도어"라는 단어를 예로 들어 보았어요.

그보다 무엇조차도 인도어인지 그걸 모르겠어요. 응.


──애매한 기준으로 인도어인지 아닌지, 분류하는 건지 넌센스라고요?

음~넌센스라고까지는 아니어도, 단순히 무엇때문에 인도어라고 정의하는 걸까요. 저도 밥먹으러는 가고요. 반대로 저를 인도어라고 말한다면, 모두 상당히 밖에 나간다는 말이 돼요(웃음).


──아, 아니…과거의 인터뷰 등의 발언에서 멋대로 인도어라는 이미지를 품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건 아니라는 거네요.

응. 뭐, 그렇네요.


──인도어라고 하는 건 유감이라고.

아니, 딱히 아무렇게도 생각지 않네요. 자, 멋대로 이미지를 품어 주세요, 란 느낌(웃음). 단지, 인도어에 관해 설명해주신 걸 들으니, 그건 모르겠어요.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든지 어떻게 생각하든지 딱히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건 자신이 흔들리지 않으면 된다는 말?

…응, 그렇네요.


──느닷없지만요, 코이치 씨도 단골가게가 있나요?

오히려 아는 사람의 가게만 가요.


──그러면 이번처럼 로케로 밖에 나가는 건 꽤나 힘든 일인가요?

솔직히 말하면, 힘들어(웃음).


──텐션 내려가셨어요(웃음)?

응, 텐션 내려갔어(웃음). 뭐, 하지만 일이니까 해요. 그건 제대로.


──신경 쓰이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니, 사진도 익숙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는데요.  아무것도 없는 스튜디오에서 찍는 것보다 밖에 찍는 편이 기분전환이 된다는 분도 계신데요. 그건 어떠세요?

음~. 어디서 찍어도 그다지 변하지 않네. 열심히 상황을 생각해 주시는 건 알겠지만, 저는 "뭘 의도한 거야?" 라고 생각하는 면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의 의도는 뭐야?


──외람되지만, 조금 산책 겸 기분전환을 하는 코이치 씨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라는 이미지입니다.

"억지로 하는 느낌" 가득한 사진이지만 괜찮아?


──반대로 그게 좋곤 해요. 이상한 이야기지만, 적극적으로 해주시는 코이치 씨도 이미지와 다르달까요. 그럼 시키지 말라고 하시겠지만요(웃음).

바로 그거야(웃음).


──죄송해요! 거기서 이야기를 전개하는데요. 코이치 씨가 "리셋"하는 순간은 어떤 때인가요?

그다지 리셋 운운하며 생각하지 않는 타입이니까요. 온오프도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요.


──역시 일을 할 때가 원만한가요?

음~원만하다기 보다, 그것도 포함해서 일상생활이라는 느낌.


──그렇군요. 앞으로 「Endless SHOCK」인 날들에 돌입하시는데요. 무대기간중에는 어느 정도 규칙적인 매일이 될 거라 상상하고… 그런 스케줄에 스트레스도 적지 않은지, 어떠세요?

아니, 어떤 때건 다소 스트레스는 있지 않아? 그건 누구든지. 스케줄이 정해져 있으면, 그걸 수행해야 한다는  머리가 움직여요. 어떤 의미로, 시간의 흐름에 저항해서 제대로 지내는 거니까, 그것에 스트레스는 발생하죠. 뭐, 그렇게 생각하면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분이 편하긴 편하겠네요. 


──그건 일상에 변화도 많다는 의미인가요?

음, 무슨 의미?

 

──규칙적이라는 건, 자칫하면 루틴이 되기 십상이라….

아니아니, 『~SHOCK』 기간중에는 규칙적으로 지내야 하니까요. 막이 열리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전제가 있고, 단순히 몸상태도 고려한다면, 절제하지 않으면 안돼고요. 그렇게 절제하는 건 솔직히 히들어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레 눈이 감길 때까지 자고, "흐암~잘 잤다~"라고 생활하는 편이 압도적으로 편하죠. 응.


──그렇네요. 그럼…심신 모두 피폐해지는 와중에 먼저 몸상태를 유지하면서 기분을 유지하는지, 아니면 기분으로 몸을 이끄나요?

그건 무대중의 이야기? 그러면…몇 번이나 말하지만, 몸도 마음도 힘들어요. 하지만 장기간 공연중에, 둘 다 유지하지 않으면 "완주"할 수 없으니까. 답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어느쪽이냐가 아니라, 둘 다 이끌지 않으면 유지할 수 없어요.


──바로 「SHOW MUST GO ON」이네요.

뭐, 스스로 만약 하루라도 쉬고 싶어도 기대하고 있는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고 비즈니스 측면에서 프로페셔널하게 하는 것도 있어요.


──확실히. 그러면 매년 겨울에 가까워지면 심신 모두 모드가 변하나요?

무대중에는 특별히요. 하지만, 쓰러지냐 마냐뿐만 아니라 매일 하는 내용을 유지하는 것도 대전제로 하고 있어요. 솔직히, 쓰러지고 말고는 생각하지 않네요. 제가 연기하는 이상, 그 날 어떻게 하는가가 승부니까, 그것만 생각해요.


──당연한 말이지만, 그 날의 공연을 끝내고 비로소 다음 날로 의식이 향하나요?

음~뭐, 그 때 필요한 걸 의식한달까요. 애초에 무대 위에 있을 때는 코이치라는 역을 연기하니까, 앞 일을 생각하는 모드로 될 리가 없죠(웃음).


──아, 그렇군요. 그러면 막이 내리고 무대 뒤로 돌아갔을 때, 처음으로 생각하는 건 어떤 건가요?

아, 끝났다…하고. 이야, 뭘 생각하고 느끼는가는 매일 다르니까요(웃음). 미안하지만 일일이 기억나지 않아요.


──같은 스토리를 매일 연기해도 느끼는 건 그 때마다 다르다, 그런 심오함이 도모토 코이치를 무대 위로 향하게 하는 걸까? 라는 상상도 하는데요. 그것에 관해서는?

아니,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웃음), 단순히 『~SHOCK』라는 작품을 좋은 작픔으로 하자, 좋은 작품으로 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에요. 그걸 매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그것뿐입니다.


──그러면 그 작품의 질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완성도를 어떻게 판단하시나요? 어디까지나 상상인데요. 공연기간중에 객관적으로 계속 보는 것은 극히 어렵지 않나 싶은데요.

그건 1막과 2막의 사이도 그렇고, 끝나고도 그렇지만, 제 마음에 든 장면이나 중심이 되는 장면에 관해서는…매번 영상을 찍어서 반드시 다시 봐요. 그래서 못한 부분이 있으면 일제히 지적하고요.


──이야기와 역할에 주관이 들어가면서도, 작품을 객관시하는 두 가지 시점을 가진 것에 관해서는?

뭐…이 작품에 관해서는, 그렇게 계속 10년간  해왔으니까요. 게다가 주변 스탭들도 이 『Endless SHOCK』라는 작품이 어떻게 있어야 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고요. 그래서 특별히 어려운 건 없어요. 두 가지 시점을 가진 것에 대해서는.


──코이치 씨는 쌍방의 시점을 가지는 건 하등 이상할 게 없다고요.

음~단순히…정말 세세한 걸 말하자면, 후에 영상을 체크하고 "우와, 여기 피치(음의 높이) 안 좋아"라든가, 그런 부분까지 의식해요. 단지, 그런 걸 밝히는 건 좋아하지 않으니까.


──관극하는 사람의 의식이 순수하게 무대로 향하지 않으니까요?

뭐, 그것도 있고요.


──그래도 질문할게요. 코이치 씨에게 무대라는, 진화를 거듭하는 표현에 있어서 합격점의 기준은 있나요?

그런 경계 같은 건 연습중에 대부분 완성되니까요. 주변 전체를 보고, 모두 얼만큼 잠재력을 발산할 수 있는지에 따라 그 공연에 임하는 데 있어서 경계는 저절로 보인다고 저는 느끼니까요.


──공연을 거듭하면서 무대의 정밀도가 높아지면서 그 경계선이 올라가기도 하나요?

그건 물론. 단지 저만 그걸 판단하냐 하면, 전혀 아니에요. 당연하지만 연출부도 제대로 엄격한 눈으로 매 공연을 보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으면 저에게 말해 주고요. 


──그렇군요. 단지, 그렇게 정밀도를 올리는 게 캐스트가 바뀌면서 부분적으로 리셋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새로운 피가 들어오면서 생겨나는 작용도 있나요?

당연하죠. 몇 년이고 공연을 하면서 모든 역에 대한 이미지도 굳고, 캐릭터의 성격도 제대로 확립되니까, 새롭게 컴퍼니에 들어오는 연기자에 대한 요구도 물론 높아져요. 하지만 요구할 뿐만 아니라 그 연기자만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가 있을 테니, 그건 반드시 발견해서 이끌어 내면서 연습을 하죠.


──이번엔 또 리카 역의 여성이 새로워졌는데요…. 이전에 코이치 씨가 "리카라는 역은 어느 의미 가장 어려운 역일지도 모른다"라고 말씀하셨어요. 방금 이야기에서 나아가서 캐스트가 갱신될 때마다 요구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데요….

아니, 단순히 리카라는 역은 무대 위에서는 그려지지 않는 부분을 연기해야 하니까요. 그런 말을 취재에서 질문받을 때 말했는데요. 그러니까 같은 사람이 2년 연속으로 연기한다고 해도 반드시 어려울 거예요.


──그러면 코이치라는 역에 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신가요?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만….

제 역은…컴퍼니 중에서도 중심인물로, 때론 잔혹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도 있어요. 그런 시선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보면, 코이치는 싫은 녀석으로 비춰질지도 몰라요. 하지만, 분명…그건 그걸로 좋아요. 극중의 대사인 "그 녀석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지금 나는 이걸로 좋아"라고. 그래서…좌장이나 센터에 서는 사람은 어딘가 고독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고 자주 말하지만, 실제로 그런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한 사람임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마음 어딘가에 모순이나 갈등을 품고 있어요. 그런 부분이 코이치의 매력이 아닐까요. 그래서인지 나이가 있는 남성이 공감하는 일이 굉장히 많아요.


──아아, 그건 알 것 같아요. 그럼, 코이치와 대립한다고 할까요. 라이벌 역…몇 년간 야라 토모유키 씨가 야라를 연기하고 계신데요. 이 캐릭터는요?

으음~뭐랄까. 야라라는 녀석은 보답받지 못한, 어느 의미 불쌍한 남자예요. 이것도 대사에 있는데, "노력하면 노력할 수록 헛돼" 같은 대사가 있어요. 그게 매력이기도 한데요. 제 자신은 라이벌 역을 연기해 보고 싶기도 하고…그건 연습할 때지만요. 야라와 역을 바꿔서 해 볼까라고 말한 적도 있어요. 그렇게 바꿔서 다른 입장에서 연기하면, 제 역의 다른 점이 보이곤 해서요. 실제로 그런 연습 방법도 있어요. 하지만 결국 아직 한 적은 없어요. 단순히 시간이 없기도 하고, 제가 코이치라는 역할에 책임을 가지고 연기하고 있으니까요(웃음). 


──바꾼 배역으로 보고 싶은 마음도 조금 있는데요(웃음). 그러면 마지막으로…조금 큰 이야기지만요. 「Endless SHOCK」라는 작품을 하면서 코이치 씨 자신의 사생관(死生観)에 뭔가 변화가 있었나요?

사생관!? …아니, 특별히 변화는 없어요. 당연하지만 하루라도 오래 살고 싶고, 죽어서 후회할 만한 인생은 보내지 말자고 생각하는 정도. 왜냐하면 죽음의 세계에 있는 느낌은 전 모르니까요(웃음). 뭐, 『~SHOCK』의 스토리로서는 마지막, 저는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해서 쇼를 하고, 그건 완전히 사리사욕과는 관계가 없잖아요. 사리사욕 같은 게 없다고 해도, 거기서 전력으로 노력하는 자세라고 하나…저 사람 곧 죽기 전에, 그렇게 힘내서 뭔가 얻는 게 있을까? 라는 걸 그린 거예요. 그런 인생을 보내면 아름답겠지, 라고 생각하게 된 정도네요.


──그건 어디까지나 이상이나 염원이라는 의미인가요?

…응. 뭐, 세상은 그다지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겉치레만으로는 살 수 없고. 그러니까…는 아니지만, 코이치와 동료들이 아무 욕구 없이 쇼를 계속하는 모습에 관객이 공감해 주시니 않나, 저 나름대로 느끼는 부분도 있고,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사람의 마음이 뭔가 조금이나마 움직인다면 그건 감사한 일이고요. 뭐 말하자면 스스로도 『Endless SHOCK』라는 작품에 관해서는, 결단코 사리사욕으로 하고있지 않아요. 왜냐하면 이렇게 심신이 피로한데 수지타산이 안맞는다고 생각한 때도 있으니까요. 


──아, 그건 엄격하네요!?

그건 농담인데요(웃음). 연습 기간을 포함해, 보다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을 거예요. 그건 진심이예요. 하지만, 딱히 편히 지내고 싶다든가, 돈벌이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어요. 물론, 이 무대를 계속 하면서 스스로가 뭔가를 얻고 싶다는 마음도 있지만요. 그게 없으면 역시 성장할 수 없으니까. 몇 번이나 말하지만, 솔직히 힘들어요. 이렇게 힘들다고 생각하면서 해도 되나 싶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누구도 대신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으니까 계속하는 거겠죠.


순간적으로, 도모토 코이치와 코이치가 겹쳐졌다. 맞다. 무대에 오르는 의미는 있어도, 이유따위는 없어도 좋다. 묻는 게 촌스러운 일. 그걸 깨달은 것만으로도 보답받았다…아니, 구원받은 느낌이 들었다. 

올 겨울도 또 제국의 막이 오르면, 그곳에는 그와 동료들이 있다. 쇼를 계속하는, 단지 그것만을 위해서,





도모토 코이치와 본, 끝나지 않는 꿈 ② Tomoyuki Yara


「SHOCK」는 진화한다

매년 따라잡는 것만이 아니라,

뛰어 넘으려고 한다



눈 앞에서 가볍게 뛰어오르는 야라 토모유키의 신체는, 중력에 거스르듯 가볍고 유연하게 아름다운 몸의 아트를 공중에 그렸다. 『Endless SHOCK』로 도모토 코이치가 연기하는 주인공의 라이벌을 계속 연기하여 올해로 8년이 된다. 처음에는 댄서로서 이 컴퍼니에 참가한 야라에게는, 꼭대기까지 오른 역이면서 스스로가 매번 진화 기대할 수 있는 소중한 역. 무대 위에서 "한계를 뛰어 넘는다"는 것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자, 도모토 코이치와는 서로 "변태"가 최고의 칭찬이란다. 그런 도M이자 도S인 불타는 남자의 내면을 들여다 보았다.


──「SHOCK」라는 무대는, 도모토 코이치 씨가 연기하는 코이치가 주인공인데요. 실은 라이벌인 "야라"의 이야기라고도 불립니다. 계속 연기해온 야라 역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코이치든 야라든, 정말 서툰 인간이에요. 코이치는 탑인 자신이 컴퍼니를 이끌기 위해서는 혼자서 달려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주변에서 보면 아무 말도 해주지 않으니까 코이치의 마음을 몰라요. 하지만, 야라에게도 자존심이 있으니까 정면으로 듣지 않는 약점이 있어요. 그래서 코이치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점점 보이지 않고, 슬픔과 분노로 뒤섞인 감정이 되어 그런 일(극중극에서 야라가 코이치를 찌르고 만다)이 일어나는데요. 분명 어릴 적 두 사람은 사이좋게 함께 춤을 연습하고, "이런 쇼를 만들자"라고 함께 꿈을 꿔왔을 거예요.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런 대화가 없어지잖아요. 그게 야라는 답답한 거예요. 어쨌든 야라는, 라이벌이라고는 해도 코이치를 정말 좋아하니까, 좋아해서 그렇게 된 거예요. 코이치의 본심을 보고 싶은데 전혀 보이지 않는 불안이 자신을 몰아넣고, 고독해지는 굉장히 인간적이지만 연기하기 힘든 역이에요. 하지만, 굉장히 깊은 감정을 그린 작품이라서 저도 보다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매년 도전하는데요. 이상하게도 연습에 들어가면 작년에 했던 대사를 말하지 못해요. 왜지? 라고 매번 그래요.


──1년동안 자신의 감정도 변화해서?

아마 그럴 테죠. 저도 여러 경험을 하면서, 뭔가 내면적으로 변해왔어요. "어라? 이 대사 나 어떻게 말했더라?"하고 코이치 군에게 물으면, "몰라~"라고 하지만요(웃음). 조금 이 대사를 바꿔도 될까요? 라는 토론을 코이치 군과 하면서, 감정의 소소한 변화로도 작품이 좋아지곤 해서 재밌네요. 『SHOCK』는 매년 진화하는 무대라서, 그걸 따라잡는 것만이 아니라 뛰어 넘으려고 해요.


──2008년에 처음 야라를 연기했을 때를 기억하세요?

너무나 필사적이라 기억은 거의 나지 않지만, 다른 댄서에게 듣자하니 "(무대의)구석에서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멍~하니 있었어"라고(웃음).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무대에 나가고 퇴장하면서 아무 말이 없었대요. 아직 그다지 표현할 기술도 없었고, 그때까지 『SHOCK』에 저는 나왔으니까 여러 사람들이 라이벌 역을 하는 걸 봤어요. (이쿠타)토마라든가, 니시키도(료)라든가, (이마이)츠바사라든가. 그래서 부담감이 있었어요. 야라 역을 하는 건 정말 기쁜 일이지만 막상 하려고 보니.


──그런 야라 씨에게, 「SHOCK」는 어떤 존재인가요?

역시 나를 길러준 작품이라는 기분이네요. 이 작품이 없었다면 주연으로 다른 무대를 할 수 없었을 테고요. 『SHOCK』와 소년대의 『PLAYZONE』은 제 엔터테인먼트 원점이라고 생각해요. 『SHOCK』에서만 볼 수 있는 저도 있고, 거기서 얻은 것을 다른 무대에 가져가면 굉장한 무기가 되고요. 코이치 군에게 받은 것은 정말 크네요.


──거기서 얻은 것이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제가 무대에서 엉망진창이 되는 게  『SHOCK』뿐이에요. 그게 정말 좋고, 코이치 군도 그게 정말 좋대요.


──두 사람 다 "스토익"이란 단어를 뛰어 넘으셨네요.

이제 변태의 경지예요(웃음). 둘 다 도M이고, 도S니까. 하지만 그게 코이치 군의 존경하는 부분이고, 사랑하는 부분. 가장 가운데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보다도 엉망진창이 되다니, 이렇게 멋진 건 없어요. 그래서 따라가고, 지고 싶지 않은 저도 있네요. 코이치는 웬만한 정신력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캐릭터니까, 그걸 17년간 계속했다는 게…정말 그런 사람은 없어요. 역시 변태예요(웃음). 하지만 저희 사이에서는 "변태"는 엄청난 칭찬이지만요(웃음).


──그 상태는 1mm도 남기지 않고 자신을 발휘하는 건가요? 

날에 따라서는 아직 체력이 남아있을 때도 있지만 없을 때는 난투 중에 감정적인 연기를 하는데 전혀 계산을 할 수 없어요. 그 때 저를 객관적으로 본 적이 없으니까 모르겠지만, 제가 진흙이 된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아무 계산 없이 무심코 말한 대사가 정말 좋곤 해요. 극한까지 몰린 인간이 발산하는 에너지나 말은 정말 마음을 때리는구나, 라고 코이치 군을 보면서도 느끼네요. 역시 저 혼자 생각해서 연기해도 거기엔 다다르지 못하고, 코이치라는 캐릭터가 정면에서 맞붙으니까 저도 최고의 부분을 더욱 뛰어넘을 수 있어요. 


──그 난투의 명장면은 그렇게 만들어졌네요.

그 장면을 하기 전에는 매번 무서워요. 전혀 익숙해지지 않고, 코이치 군도 아마 마찬가지일 거예요. 정말 무서워요.


──체력적으로 견디지 못할지도…하고?

그만큼의 마음은 있네요. "오늘은 편한 승부였어"라는 날도 있지만, 제가 그런 텐션이라면 코이치 군은 아니고, 코이치 군이 좋으면 제가 아니라서 항상 정반대예요. 제가 팔팔할 때 코이치 군이 괴로워 하는 걸 보면 두근두근하고(웃음). 반대로 코이치 군도 제가 쓰러지는 걸 보면 "예이~"하고 무척 기뻐해요. 저희 바보네요(웃음). 보여줄 순 없지만, 무대 뒤의 영상을 찍으면 정말 재밌어요. 제가 녹초가 되어 있으면, 코이치 군, 무시하고 돌아가니까요(웃음). 반대일 땐  제가 코이치 군의 옆에서 춤추고 "난투 좀 더 해요~"라고(웃음). 그 관계성이 정말 좋아요. 인간은 재밌네요.


──그렇게 태어난 무대를 매년 보고 있는데요. 그런데 야라 씨는 무대만이 아니라 댄서로서도 안무를 만들고 계시죠?

요전번에도 칸쟈니∞의 니시키도와 오쿠라(타다요시)의 두 사람이 라이브에서 할 곡의 안무를 부탁했어요.


──문외한의 질문이라 죄송하지만…안무는 어떻게 만드나요?

그거, 자주 물어보시는데요(웃음). 저는 현장에서 남을 움직이면서는 못하는 타입이라 먼저 머리로 생각해요. 곡을 듣고 세계관을 해석하면서 어떤 장르의 안무로 할까 생각해요.


──그 곡이 러브송인지 하드한 내용인지.

네. 그 다음 구성적으로는…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하면 좋을까…


──머리로는 떠오르나요?

맞아요. 전체적인 움직임이 보이네요. 하지만 거기까지 무척이나 고심해요. 움직이는 사람이 몇 명이 있으면, 제가 전원의 포지션에 서봐요, 머릿속에서든, 실제 스튜디오든 전부 그 사람들의 포지션에 들어가보지 않으면 마음이 안놓여서요. 그렇게 만든 걸 최종적으로 노트에 그려요. 어지간히 많아지면 책상 위에 10엔 동전을 늘어놓고 움직이기도 하네요.


──지금도 댄스레슨을 계속 하시는지요.

네. 스트리트 댄스부터 컨템퍼러리나 재즈, 시어터같은 느낌까지. 여러가지 추면서 제 스타일이 될 테니까, 하나로 좁히지 않아요. 춤으로 세계에 나간다면 장르를 좁히는 편이 좋지만, 제가 목표하는 건 엔터테이너니까요. 춤, 노래, 연기든 뭐든 하고 싶은 흥미가 있고, 그걸 경험할 수 있어서 연기가 뒷받침된 안무도 할 수 있게 되었고요. 제 중심은 춤이지만, 그걸 근거로 해서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저라는 인간이 만들어 졌으니까요.


──처음부터 춤이 중심이었나요?

처음엔 흥미도 없이 사무소에 들어와서, 동년배의 동료가 잔뜩 있으니까 즐겁게, 일이라는 감각도 없었는데요. 15,16살 무렵 춤이라는 것에 눈을 떴어요. 그 때는 제가 기술이 있다고는 생각 못했지만, 아마 이 사무소의 누구보다 춤을 좋아할 거란 자신은 있었어요. 좋아하면 강해지죠. 당시 제가 했던 춤은 굉장히 언더그라운드 풍이었는데, 아이돌의 춤에는 전혀 흥미가 없었어요. 주니어로 그룹을 결성할 때도 저는 마니악한 춤을 춰서 혼났어요(웃음). 하지만 이상한 자존심이 있어서 쟈니즈도 이런 춤을 할 수 있으면 재밌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게 최근의 댄스붐으로 세상에 알려진 느낌은 있네요. 예전에는 자주 혼났지만, 17살 때에 이상한 자존심이 있어서 지금 이렇게 할 수 있지 않나 싶어서 전혀 후회는 없고, 메이저 신에서 이렇게 춤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당시의 제가 생각했던 스타일을 지금은 여러 사람들에게 안무를 만들어 줄 수 있으니, 발버둥쳐서 정말 다행이에요. 


──야라 씨에게 시대가 따라잡혔네요.

그렇네요…라니, 아하하하, 그렇지 않아요(웃음).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고, 2년 전에 구입한 일안 반사식 카메라를 들고 자주 외출한단다. 본인 왈, "평소에는 정말 아웃도어"의 행동파. 찍는 건 주로 풍경이지만, Johnny's web에 공개하는 사진을 보면 그 멋짐에 놀란다. 감상을 전하자, "정말 기뻐요!"라고 만면에 미소로 답해주었다.  카메라에 관해서도 책을 읽고 연구한다는 적극적인 모습은, 춤의 이야기와도, 「SHOCK」의 이야기와도 통한다. 무슨 일이든 끝까지 가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그 시선의 앞에는 무엇이 있을까. 보이는 풍경은 그만의 것이지만, 관객은 그걸 쇼라는 형태로 볼 수 있는 행복이 있다. 야라 토모유키의 변태적인 진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